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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ame Changers 더 게임체인저스를 보고 채식 시작.
    조이의 일상 2020. 4. 5. 00:19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게임체인저스를 봤다. 

    운동선수들이 채식 위주 식단을 선택한 뒤로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만큼 실력이 상승했다는 내용이다.

    현직 운동선수들의 실적과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의 설명, 그리고 감독 본인을 포함한 임상실험을 담았다.

    이전부터 채식을 하던 친구가 주위에 많아 관심은 있었다. 나도 언젠가 채식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기도 했지만 고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육류를 섭취해 왔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도 인간의 신체에 육류가 필요하다는 분명한 이유라 생각해 굳이 자연의 섭리를 걸러야 할까라는 생각에 채식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해서 건강해지지는 않고 오히려 반대로 기력이 없어질거라 생각했다. 내가 만약 채식을 한다면 그것은 건강의 이유가 아니라 자연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애당초 한식은 채식위주의 식단이고 원래 육류섭취가 적기에 더 적은 양의 육류섭취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균보다 마른체형이라는 이유도 내가 채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에 한 몫 했을 것이다.

    더 게임체인저스에서는 내가 그동안 채식을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정확히 반대의 이론을 제시하면서 설득해나간다.

     

    1. 채식을 해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물론 육류가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동물이 섭취했던 채소들로부터 오는 단백질인 것이다. 따라서 동물은 채속의 단백질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하는 매개체일 뿐인 것이다. 육류 섭취 없이도 단백질은 필요량 이상으로 섭취할 수 있다.

    2. 인간의 신체는 육류를 먹게 설계된 구조가 아니다.

    육식동물과 채식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치아와 장의 길이이다. 인간의 것은 채식동물의 것에 더 가깝다. 인간의 치아는 고기를 뜯기에는 너무 평평하며 송곳니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장 역시 소화에 오랜시간이 걸리는 채소를 소화시키기 위해 그 길이가 길다.

     

    이 두 가지 점에서 나는 더 이상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감독인 제임스 윌크스가 로프운동을 하는 장면은 가히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이 장면때문에 혹한 사람들이 엄청 많을거라 예상한다. 

    또한 이런 다큐멘터리는 대부분 육류섭취가 많은 서구권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교적 육류섭취가 적은 한국인으로써는 채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역시 다시 하게 되었다. 물론 전통적 한식은 채식 위주이지만 현대의 한식을 보라. 치킨, 삼겹살, 곱창. 맛있다고 일컬어지는 음식은 전부 육류다. 본인의 지난 일주일 식단을 돌이켜 보면 결코 육류섭취가 적었다고 할 수 없으리라.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이란 단순히 육류 섭취만 줄이는 것에 있지 않다. 건강이 목적인 만큼 육류섭취를 줄임과 함께 인스턴트, 가공 식품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원래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그다지 많이 먹지 않는 사람의 식단을 보면 그렇다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지도 않을 것이다. 각종 인스턴트 식품, 과한 설탕과 밀가루 음식. 당장 고기를 끊었다해도 이런 음식을 먹는다면 하나 마나다.

    더 게임체인저스에 이어서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많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다큐마다 주장은 달랐다. 가공되지만 않으면 고기도 섭취해도 된다. 계란은 커녕 우유도 섭취하면 안 된다. 다큐마다 그 기준이 너무 달랐고, 해야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너무 달랐다. 하지만 공통되는건 가공식품은 음식이 아니라는거다. 나는 고기만 안먹는다. 계란, 유제품, 생선을 비롯한 모든 해산물은 다 먹는다. 

     

    1월부터 채식을 시작해 지금 4개월차에 접어들었다. 물론 그동안 고기를 아예 안먹은건 아니다. 나도 그동안 고기를 워낙 좋아했었기에 눈앞에 보이면 먹고싶다. 그러나 처음 몇주동안은 아예 안먹고 채소와 과일의 섭취를 늘리다보니 고기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난히 고기가 질기게 느껴지고 이에 자꾸 끼는것만 같아 불편하다. 고기를 먹기 전에는 너무 맛있어 보이지만 막상 먹고나면 내가 기대했던 맛이 아니랄까. 처음 채식을 시작했을 때는 영양성분을 따지지도 않았고 그냥 고기만 끊었더니 너무 배가 고팠다. 그냥 하루종일 배가 고팠다. 밥을 적게 먹는것도 아닌데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또 고팠다. 지금은 그런 현상은 많이 줄었다. 그리고 배가 고픈게 뭐 어때서. 배고프면 그냥 먹는다. 

     

    채식의 장점으로는 채식을 시작한 후로 배가 편안해지는게 확실히 느껴졌다. 유산균으로도 안잡히던 만성장염으로 고생하던것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오히려 살짝 변비끼가 있을 정도. 그렇지만 건강해졌다고 막 먹으면 바로 화장실 직행이다. (몇 주 전에 깨달은게 있는데 내 장이 육류보다 밀가루에 민감하다는거다. 이거에 관해서는 식습관을 바꿔보고 나중에 또 설명할 예정이다.) 둘째로는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거다. 평소에 있던 우울감이 많이 사라졌다. 이유를 알 수 없게 기분이 오락가락하는것도 많이 덜해졌다. 

    채식의 단점은 채식 자체에 있지는 않다. 우선 메뉴 선택권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 시선도 있다. 호주는 채식주의자들이 많아 그들을 위한 옵션도 많고, 채식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토달지 않는다. 그냥 아 그래 그러고 만다. (아마 채식을 하는 이유가 너무도 많고 다양해서 그런듯 하다. 특히 종교적인 이유라면 토를 달래야 달 수가 없지.) 하지만 아직 한국은 채식에 대해 베타적인 시선이 많다. 네이버에 한글로 채식주의라고만 쳐도 나오는 워딩들은 '채식 부작용', '채식주의자 역관광' 등 부정적인게 많다. 나는 우선 한국에는 나를 이해해주고 나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만 있기 때문에 별 탈은 없지만 내가 만약 사회생활을 한다면 어려움이 있을것은 분명하다. 나 역시도 계속 고기를 먹으라는 설득과 핀잔을 듣고, 계속되는 권유에 예의상 고기 맛이라도 보면 '뭐야, 고기 먹네. 보여주기식  채식주의자 아니냐.'이런 얘기도 듣는다. 그렇다고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는다.

     

    요즘은 고기를 끊고서 채소 섭취가 좀 줄기는 했다. 가공식품도 꽤 많이 먹었고. 다시 정신차리고 채소를 먹어야지.

     

    최근에 먹은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 채식을 한다고 맛없게 먹는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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