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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해외에 나간다면 가장 많이 받을 질문 5가지조이의 일상 2020. 6. 17. 05:46
당신이 해외에 몇 번 나가보고 외국인들과 몇 번 말을 섞어 봤다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질문들이 있을 것이다. 해외생활 몇 번 해보니 그 질문들에도 패턴이 있고, 레퍼토리가 보인다. 객관적이다, 주관적이다의 관점을 떠나서 외국인들에게 받는 질문이야 말로 해외에 알려진 우리나라의 국격을 가장 잘 반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에 살면서는 한 번도 질문을 받아보지 않았거니와 그 이슈가 해외에서 그리 이슈가 될 만한 것이라는 걸 알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신이 해외에 나간다면 역시 이 질문들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막상 들었을 때 어처구니가 없을 법도 하지만 당황하지 말고 미리 대비한다면 나름 멋진 대답을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1. 남한? 북한?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나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누가 내 국적을 남한 사람이라고 하는가. 당연히 그냥 한국사람이라고 하지. 그저 I'm from Korea라고 하면 이어질 질문은 팔 할은 North or South?이다. 처음이 질문을 받았을 때 의아했다. 우리는 그냥 한민족 사람인데 내가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였다. 아마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한국에 대한 정보는 북한에 대한 것이 꽤나 강렬히 기억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들에게는 내가 북한 사람인지 남한 사람인지가 꽤나 중요한 이슈였을 것이다. 남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북한 사람이라면 해외에 나오지도 못한다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기도 몇 번. 똑같은 패턴의 대화만 몇 번을 하니 지겨워서 그냥 나 북한 사람이라고 하고 상대의 굳은 표정을 잠시 감상한 후에 우하하 하고 웃어넘기는 방법을 터득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만약 당신도 이런 질문을 받기가 지겹다면 북한 사람이라고 농담을 해 보시라.
2. K-Pop, 강남스타일
언제부턴가 두 유 노 클럽에 강남스타일이 생기면서 내 앞에서 말 춤을 춰대고, 해맑은 그의 모습에 퇴짜를 놓을 순 없어 같이 말 춤을 추기도 한두 번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거지 회의감이 들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강남스타일의 말 춤인 것이 부끄러워 그냥 나 강남스타일 싫어해 라고 대꾸했다. 다행히 강남스타일의 열기는 금방 사그라들어 이제 더 이상 강남스타일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는다. 다만 그 자리가 K-POP으로 대체되었다는 것인데, 그나마 두 유 노 강남스타일 대신 두 유 노 트와이스를 듣는 게 기분은 더 좋다. 안타깝게도 나는 케이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해버리면 실망을 숨길 수 없는 상대의 시무룩한 얼굴에 내가 케이팝 춤이라도 배워왔어야 하나 싶다. 케이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아이돌들의 활발한 글로벌 활동 덕에 한국인에 대한 호의가 굉장히 높아져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그들에게 굉장히 감사한 해외생활이다.
3. K-Drama
한국의 드라마가 이렇게 인기가 좋은 줄은 몰랐다. 몇몇 예능 정도는 인기가 많은 줄 알았지만 최신 드라마는 그렇다 쳐도 몇십 년 전의 드라마까지도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회자된다는 것은 뜻 밖이었다. 자기 나라 드라마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한국 드라마를 본다는 그들이 이 드라마 아냐 저 드라마 아냐하고 물어볼 때 영어로 번역된 한국 드라마 제목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겨울연가가 윈터 소나타, 도깨비가 고블린인걸 알면 그 느낌이 꽤나 생경하다. 드라마 역시 즐겨보지 않는 탓에 그들과 깊은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대충 눈에 익었던 배우 이름을 읊조리면 대화를 겨우겨우 이어나갈 수는 있다.
4. K-Food
두 유 노 클럽 중에서 가장 기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한국 음식이라고는 김치밖에 알겠나 생각하는 당신. 오만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거 외로 꽤나 디테일하게 한국 음식이 유명하다. 김치야 기본 중에 기본이고, 비빔밥, 삼겹살(영어로는 코리안 바비큐로 통한다.), 치맥( 치킨 앤 비어가 아니라 치맥이라고 정확히 발음한다!), 소맥, 닭갈비, 떡볶이와 각종 라면(정확한 브랜드까지) 등.. 그 종류는 다양하고, 대부분이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음식이라 한국 음식의 이미지만큼은 제대로 수출되었구나 싶다. 김치나 막걸리처럼 발효음식에, 채소가 많이 들어간 비빔밥이 제일 먼저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음식은 건강하다는 클리셰가 생겼는데, 라면 같은 인스턴트식품 역시 한국산은 건강식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한국 전통음식은 건강식품이 대부분이지만 현대 인스턴트 음식은 몸에 좋지 않다고 꼭 바로잡아주고 넘어간다. 물론 너 개고기 먹어봤냐는 이런 황당무계한 질문보다는 몇 배 더 좋지만 말이다.
5. K-Beauty, 성형수술
한국인들이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인은 피부가 굉장히 좋고 다들 케이팝 스타처럼 미남, 미녀가 많으며 그 비결은 바로 화장품과 성형수술에 있다.라는 모종의 공식 같은 것이 있나 보다. 물론 국위선양에 힘써주는 아이돌들에게는 굉장히 감사하지만 그들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전달된 건 아닐까 싶다. 화면 속 그들은 하나같이 결점이 없는 피부를 자랑하니까. 대뜸 내 피부를 보고 와 피부 정말 좋다. 비결이 뭐야 하고 물어볼 때는 내 얼굴에 들이미는 그들의 눈이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딱히 비결이 없음에 당황스럽다. 처음에는 정말 내 피부가 좋은가, 내가 비결이 있나 싶어 내가 쓰는 화장품이나 습관들을 알려주었지만 이제는 윙크를 하며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어하고 웃어넘긴다. 어찌 됐는 내 피부가 좋다는 칭찬이니 기분 좋게 넘길 수는 있지만 성형수술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한국인들은 그렇게 성형을 많이 해?라는 질문에 내 얼굴을 봐 이게 성형한 얼굴이겠어? 하하하하. 하지만 주위에 간단한 '시술'이라도 얼굴에 손을 댄 사람이 적지 않으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성형수술의 문제점은 한국인들이 못생겼다가 아니라 왜 한국인들은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이다. 그런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정말 내가 성형수술을 했으면 부끄러워서 어디 얼굴도 못 들고 다닐 뻔했겠네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다행히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해서는 그 문화보다 기술을 높게 사는 몇몇 외국인 덕에 똑같이 수술해도 태국에서 해서 의료 사고당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하는 게 훨씬 좋지라는 평은 그나마 아린 가슴에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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