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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카시아 가지치기조이의 일상 2020. 6. 17. 00:11
지난 봄맞이 단장으로 양재 꽃시장에서 파릇파릇한 화분들을 잔뜩 데려왔었다. 그때는 꽃 화분이랑 잎 화분을 골고루 데려왔었는데, 이제 여름이 오니 꽃들 안 다 지고 파란 잎 화분들만 남았다. 습도가 높고 햇빛이 충분해서 그런지 이제 이파리 화분들은 새 잎들을 쑥 쑥 내면 한창 커지고 있다. 그때 데려온 알로카시아는 처음 분갈이를 해줬을 때 몇 주 몸살이 났나 싶더니 지금은 하루가 무섭게 쑥쑥 자라고 있다. 못해도 한 달에 하나씩은 새 이파리가 올라오는 것 같다. 문제는 이제 알로카시아가 몬스테라처럼 이파리가 너무 많아서 산발을 하고 있다는 거다. 알로카시아의 멋이란 바로 뚱뚱한 알뿌리 위에 다소곳하게 올라와있는 한두 개 정도의 잎과 줄기에서 오는 그 단아함이란 말이다. 그런데 지금 한 뿌리에 잎줄기를 일곱 개나 달고 있으니 점점 미니멀리즘에서 맥시멀리즘으로 향하고 있는 느낌이다. 단순히 미적 관상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알로카시아도 가지치기를 해 주어야 영양분 손실이 없어 더 건강하게 자란다고 한다.
문제는 그냥 그 잎 줄기를 잘라내면 잘린 단면이 보기도 안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자르지는 않고 좀 더 리서치를 해보기로 했다.
알로카시아 가지치기는 정말 별 것 없다. 알코올 스왑으로 잘 소독된 가위나 칼을 이용해 가장 오래된 가지들을 잘라내면 된다. 가위나 칼에 균이 있다면 알로카시아를 죽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의사항은 새 줄기는 가지치기하면 안 된다. 그 새 줄기에서 다음의 새 줄기가 또 나오기 때문이다. 어차피 오래된 이파리들이 줄기도 옆으로 휘고 보기 안 좋기 때문에 가장 바깥에 자리하고 있는 오래된 줄기를 자르면 된다. 알로카시아 가지치기를 하고 나면 잘린 단면에서 노란 점액이 나오는데, 이 점액은 독성 성분이 있으므로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잘린 알로카시아 가지는 수경재배를 하면 또 오랫동안 파란 이파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자, 가장 걱정이었던 알뿌리에 붙어있는 잘려나가고 남은 줄기는 어떻게 되느냐.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처음에는 좀 보기 흉하기는 하나, 몇 달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자연 탈락한다. 탈락된 줄기의 모양새를 보아하니, 마치 알뿌리의 껍데기가 된 것 마냥 뿌리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 생김새로 추측하건대, 처음 데려올 때 줄기가 두 개뿐이었던 알로카시아가 원래 두 개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화원에서 계속 가지치기를 해준 모양이다. 알뿌리의 껍질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껍데기라고 여겼던 것들이 다 예전의 줄기였던 것.
다시 알로카시아의 통통한 알뿌리와 단아한 잎을 즐기면 된다. 알로카시아 가지치기를 너무 많이 해서도 안되고, 줄기를 서너 개 정도로 유지하면 좋다고 한다. 두 개까지만 있어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만큼 성장환경이 좋아야 한다.
알로카시아는 해를 좋아하지만 너무 강한 햇빛에 두면 이파리가 타버린다. 때문에 직사광선 아래보다는 간접적으로 햇빛이 오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물 역시 너무 자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알로카시아는 알뿌리 식물이기 때문에 물을 뿌리에 저장할 수 있어 물이 많지 않아도 잘 성장한다. 오히려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물러버리는 무름병이 생기고 만다. 무름병은 알로카시아를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인데, 물론 애당초 무름병이 생기기 전에 물을 2-3주에 한 번만 주어서 살짝 건조하다 싶게 키우는 것이 좋지만, 무름병이 이미 생겨버렸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우선 물 주기를 멈추고, 환기와 통풍이 잘 되는 곳으로 화분을 옮겨준다. 만약 그래도 회복이 어렵다면 눈물을 머금고 뿌리를 잘라내는 수밖에 없다. 알로카시아의 미덕인 통통한 알뿌리를 잘라내는 것은 슬프지만 그냥 둔다면 뿌리의 무른 부분이 더 퍼져버리기 때문에 그전에 잘라내야 한다. 과감하게 뿌리의 무른 부분을 잘라내고 다시 심으면 알로카시아가 계속 성장을 하면서 알로카시아 가지치기 한 부분이 다시 알뿌리의 일부가 되고 통통하게 살이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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