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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의 아리게 매운맛이 한반도를 강타할 때 나는 매운 거 못 먹는다는 핑계로 한 번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자구 노출되는 미디어에서는 한 번 마라탕의 매운맛을 맛보게 되면 속을 버려가면서까지 계속 먹는 사람들 때문에 더욱 그 맛이 궁금했다. 결국 동대문에서 중국인들이 하는 마라탕 집에 가서 현지 음식과 가까운 맛을 볼 수 있다는 식당에서 마라탕을 먹어봤다. 약간 가격이 있기는 했지만 푸짐한 뷔페에 너무 매우면서도 그 중독성 있는 매운맛에 계속 먹게 되는 중독성 강한 맛이 계속 생각났다. 하지만 매번 식당에 가서 먹기는 부담스럽기도 했고, 소스 재료만 구입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굉장히 간단하기에 집에서 마라탕 만들기를 시도해 봤다.
-준비물-
마라 소스, 칠리오일, 즈마장(없을 경우 땅콩잼으로 대체 가능하다.), 스위트 칠리소스(내 맘대로 넣는 재료), 설렁탕 육수, 당면, 포두부, 팽이버섯, 송이버섯, 알배추, 청경채, 어묵, 파, 마늘, 스팸, 소고기. 솔직히 마라 소스만 있으면 다른 재료는 얼마든지 본인 입맛에 따라 변형 가능하다.
-만드는 방법-
냄비에 파와 기름을 넣고 먼저 볶아 파 기름을 내준다. 마라 소스가 이미 기름 범벅이기 때문에 파 기름을 낼 때 기름을 많이 두를 필요는 없다. 파를 어느 정도 볶다가 다진 마늘도 넣어 살짝 볶아주고, 마라 소스를 넣어 준다. 꾸덕한 마라 소스는 주걱으로 으깨주면서 기름을 녹여가며 볶아준다. 마라 소스가 전부 녹으면 설렁탕 육수를 붓는다. 설렁탕 육수가 없을 경우 물을 사용해도 되지만 육수를 사용하면 조금 더 깊은 맛이 난다. 다만 조금 더 짜므로 간을 조절하면서 물을 추가하는 식으로 요리하면 된다. 육수가 끓으면, 국물에 맛이 울어 나는 재료 순서대로 넣어준다. 어묵과 스팸을 먼저 넣어주고, 금방 익는 버섯과 야채는 나중에 넣으면 된다. 그리고 불기 쉬운 면이나, 샤부샤부용 소고기는 금방 익으므로 먹기 직전에 넣어주면 된다. 마지막에 즈마장을 한 숟가락 넣고, 한 번 우르르 끓여주고 나면 마라탕은 완성이고, 고기와 야채를 찍어먹을 소스는 칠리오일, 즈마장, 스위트 칠리소스를 1:2:2로 넣고 섞으면 소스 완성이다. 원래는 스위트 칠리소스가 안 들어가지만 새콤 달콤한 맛을 위해 넣었다. 소스는 마라탕을 짜게 만들었다면 굳이 안 만들어도 되긴 한다.
중국 당면이나 건두부 같은 중국식 식재료를 사용하면 더욱 현지식에 가까운 맛이겠지만 중국 식재료를 구하기 쉽지도 않을뿐더러 한국식, 두부, 면, 어묵을 넣어도 맛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중국 당면을 사용한다면 찬물에 최소 반나절은 불려 놓아야 딱딱한 면을 먹을 일이 없다.
마라탕에 기름이 너무 많아서 먹을 때는 부루스타 위에 올려서 계속 끓이면서 먹었다. 기름 범벅에 너무 매워서 분명 위장에 안 좋을 것 같은 맛이기는 하지만 너무도 중독성이 강한 매운맛 때문에 멈출 수 없게 먹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마라탕의 건더기만 건져 먹고 국물은 먹지 않지만 한국인은 국물의 민족 아닌가. 나는 건더기를 다 건져 먹고, 국물에 칼국수까지 넣어서 먹었다. 중국에서는 마라탕에 기름이 너무 많고 맵기 때문에 속이 안 좋아 국물은 버리고, 마라탕을 먹은 후 차를 마셔 기름기를 씻어내는데, 마라탕의 국물을 먹는다는 의미는 가난하다는 의미로 통한다고 한다. 때문에 중국에서 '마라탕 국물도 먹을 놈'이라는 욕도 있다 하니 중국 현지인을 만난다면 마라탕 국물을 먹는다는 점은 비밀로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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