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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시작하면서 각종 요리 레시피와 신기한 식재료들에 관심이 많이 가기 시작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춘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에서 후무스를 몇 번 마주하긴 했었지만,
양념처럼 뭐를 찍어먹는건지, 수프처럼 떡먹는건지 도대체가 어떻게 먹는건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 선뜻 메뉴를 고르지는 못했었다.
그러다 호주에서 지내는 동안 이것저것 다양한 식재료들과 메뉴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접하다 보니 후무스가 눈에 들어오게 됐다.
냉장고 섹션에 있던 후무스에는 여러가지 맛이 있었는데 마늘맛이 맛있어 보이길래 구입을 했다.
맛이 너무 궁금해 숟가락으로 살짝 퍼먹어 보니 짭짜름한 간이 세길래 비스킷을 찍어먹었다.
알싸하게 도는 마늘향이 너무 맛있어서 솔직히 마늘맛으로 먹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었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시판 후무스랑은 안녕하게 되었다. 물론 큰 마트에 세계음식 섹션에 가면 찾을수야 있겠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집에 있는 재료만 파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후무스 주재료가 병아리콩인걸 떠올리게 되고 직접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레시피를 찾아봤다.
레시피는 엄청 간단하다.
우선 병아리콩을 물에 불린다. 한나절 정도 아주 오래 불려야 한다. 병아리콩이 불으면서 몸집이 아주 커지니 처음 양잡을 때 조금만 잡아도 된다. 캔에 담긴 병아리콩을 사용한다면 안불려도 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파는 대부분의 병아리콩은 건조한 병아리콩이기 때문에 불려야 한다. 충분히 불리지 않으면 잘 갈리지도 않고 씹는게 불가능하다.
그 다음 20분정도 삶고, 병아리콩 삶은 물은 나중에 사용하니 남겨둔다.
병아리콩을 삶고나면 살짝만 문질러도 껍질이 벗겨질 것이다. 이 껍질을 벗긴다면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의 후무스를 만들 수 있고, 벗기지 않아도 식감의 차이일 뿐 큰 차이는 없다. 나는 껍질이 살짝 알싸한 맛이 느껴져 벗기는걸 선호한다. 일일이 벗기기 보다는 대충 손으로 주물주물대고 헹구는 편.
다음은 믹서기에 재료를 넣고 갈면 끝이다. 병아리콩, 올리브유, 레몬즙, 소금, 후추, 깨, 마늘. 여기에 중동 스타일의 향신료를 넣으면 정통 후무스가 되지만 대부분은 그 재료를 구하기 힘드니 위의 재료 정도만 넣고 간다.
갈 때 전에 남겨둔 병아리콩 삶은 물을 넣어 원하는 농도로 맞춰가면서 갈면 된다.
완성된 후무스는 보통은 당근이나 오이같은 채소를 찍어먹는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비스킷과 먹었더니 비스킷과 함께 먹는걸 좋아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후무스를 하기보다는 먹을 만큼의 양을 조금씩 하는걸 추천한다. 되도록 안 남기는게 좋지만 남았다면 냉장보관 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치우는게 좋다. 의외로 쉽게 상하는 음식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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