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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쓰레기장에서 괜찮은 어항을 발견해 줏어와 열심히 닦고 거실 한 켠에 물을 받아놓았다.
안에 물고기 한 마리 있지도 않은 그저 물만 받아놓은 어항.
조명이라도 달아놓으면 좀 더 그럴싸하지 않을까 싶어 조명도 달았다.
다시 물고기를 키우고 싶은 욕구와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상황이 대치되던 찰나,
무환수 어항이라는 걸 봤다.
구피와 베타를 오랫동안 키워본 경험상 무여과는 가능하나 어항 밑 바닥에 쌓여가는 똥에 무환수는 불가하다.
솔직히 물고기를 두고 실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거니와 바닥재 없이 키우는 베타 어항에 쌓여가는 똥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
매일 스포이드로 바닥에 쌓여있는 똥을 빼주는게 일과였고,
일주일에 한 번은 물을 일부 갈아주고 시간이 나면 어항에 낀 이끼도 청소할 겸 어항 전체를 청소하고는 했다.
물고기 똥이나 치우는게 우스워 보이기는 해도 나름 힐링의 시간이었기에 어항을 열심히 관리했던것 같다.
물고기 어항에서 환수를 해주어야 하는 주 된 이유는, 물고기 똥 때문이다.
바로 물고기 똥이 어항 물의 오염을 야기하는 주된 이유이기에 물을 갈아주어야 하는 거다.
어릴때는 어항 바닥을 훑고다니는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의 똥을 먹는건줄알고 정말 필요한거다 해서
마트 수족관에서 똥먹는 물고기를 찾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아는 바로는 아직 물고기의 똥을 먹는 생명체는 없다.
무환수 어항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의 이론을 따르면 이 똥에서 나오는 질소만 해결하면 무환수가 가능하다는건데,
질소를 없애는 방법은 바로 수초를 통해서거나 미생물을 통해서라고 한다.
내가 물을 호숫가에서 떠오지 않는이상 수돗물을 받아놓은 내 어항물에는 미생물이 살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고,
수초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어두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바로 인터넷에서 수초를 주문하고 동네 수족관에서 바닥재를 구입했다.
무환수 어항을 세팅하는건 간단하다.
1. 어항 바닥 중심에 일반 화분 분갈이용 흙을 넣어준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흙을 깔았는데, 만약 나중에 다시 산다면 흙에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들어있지 않은 흙을 고를것이다. 어항에 물을 채우고 보니 둥둥 뜨는 스티로폼 부스러기가 여간 보기 싫다.
2. 수초는 다른 바닥재보다 소일 바닥재에서 잘 자란다. 어항에 깔아놓은 흙 위에 소일을 부어 원하는 지형을 만들어준다.
3. 그 위에 정성스럽게 한가닥 씩 수초를 심는다. 처음 심은 수초는 뿌리가 없어 물을 부으면 잘 떠오르므로 생각보다 깊게 찔러넣어야 한다.
4. 다 심은 수초 위에 어항 바닥을 다 감쌀만한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물을 아주 천천히 부어 준다.
혹여나 물고기가 수초를 건드려 다시 물 위로 떠오르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지금은 수초가 뿌리를 내릴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확실히 수초가 일반 식물보다는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듯 하다.
현재까지는 어항 세팅을 완료했고, 조만간 물고기도 들여놓아 본격 무환수 어항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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